행복중심생협 연합회

나누고 싶은 이야기

행복한 미래를 위한 약속

2020-10-08 11:38:38.0 arina0322

 

 

행복한 미래를 위한 약속 (건강중심, 생태중심, 행복중심)

 

 나에겐 두 딸이 있다.
 막내딸이 돌이 될 무렵 나는 행복중심생협 조합원이 되었고,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려고 노력하며 살았다. 지금 20대가 된 두 딸들, 흔히 말하는 Z세대인 딸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두웠다. 결혼도 하지 않을 거고, 혹시 결혼을 해도 아이는 낳지 않을 거니까 손주는 기대하지 말라고 한다. 처음엔 사회·경제적 압박으로 여러 가지를 포기해야 하는 N포세대의 푸념인줄 알았다. 코로나19로 인한 평범한 일상의 파괴, 더 이상 장마라 부르기만은 어려운 기후위기를 겪으면서 알게 되었다. 이 험한 세상에 어떻게 아이를 낳고 기른다는 용기를 감히 가질 수 있겠는가. 대한민국 1인당 GDP 4만 달러의 경제성장, 4차 산업혁명이 낳은 디지털 문명 등 아무리 화려한 수식어로 포장해도 이들에게 미래는 공포인 것이다. 사랑스럽고 소중한 자식이 살아가기엔 너무나 암담한 미래가 보인다. 기성세대들을 꾸짖는 ‘크레타 툰베리’의 성난 외침이 떠오른다.

 

 우리사회는, 지구는, 인류는 지속가능할까? 
 우리 아이들에게 미래가 있으려면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당장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는 기후위기와 바이러스가 주는 신호에 귀 기울여야 한다. 우리는 지구환경을 떠나서 살 수 없다. 무분별한 생태환경 파괴를 막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나가야 한다. 국가나 지구차원의 지속가능발전 계획과 목표 수립이 필요하다. 그러나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데는 일상에서 개개인의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편, 위기가 닥치면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은 사회적 약자 계층이다. 이들도 안심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사회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이것은 다름 아니라 행복중심생협의 기본 철학이며, 지난 30년간 조합원들은 생활 속에서 이것을 꾸준히 실천해왔다. 읽을 때마다 가슴을 울리던 조합원선언문의 한 자 한 자가 다시금 와 닿는다.   

 

 건강중심
 행복중심생협은 나와 가족의 건강은 물론, 우리사회의 먹거리 안전기준을 제시하고 높여가는데 기여했다. 정직하게 먹거리를 생산하는 생산자와 이를 지지하는 조합원들의 소비 참여로 친환경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와 안정적 생산기반을 확대해 왔다. 홍성풀무생협의 쌀과 채소 공급을 시작으로 지금은 충남 덕산, 경기 고삼지역으로 쌀 생산지를 확대했으며 아산, 상주, 영천, 해남 등 전국 200여 곳의 생산자와 함께 하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과 함께 우리밀 사용, 화학첨가물과 GMO를 사용하지 않는 가공식품, 수산물 방사능 검사 및 기준, 무항생제 축산물 등 생활재 취급 원칙을 지켜내고, 광우병전수검사, 방사능오염 수산물 수입반대, GMO완전표시제 국민청원 등 먹거리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GMO로부터 안전한 먹거리를 안정적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다국적 기업들로부터 종자주권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행복중심은 2012년부터 전국여성농민회와 함께 횡성과 홍천에 토종씨앗 채종포를 만들고 공동경작하고 있다. 매년 4월 밭을 갈고, 씨앗와 모종을 심고, 여름 내내 풀 뽑고 돌보고 가을이면 수확해 토종씨앗을 여성농민들과 조합원, 그리고 이웃에게 나눈다. 작년엔 수수 및 콩 등 40여종의 토종씨앗을 수확했다. 올 가을 장마와 태풍을 이겨낸 토종씨앗을 만나게 될 것이다.  

 

생태중심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은 소박하면서도 원대합니다. 깨끗한 물, 맑은 공기,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자연 속에서 사는 것이 행복입니다.’ 조합원 선언문의 첫 구절이다. 행복중심의 기본 철학이 생태 지향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소소한 일상의 변화가 커다란 변화의 물결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조합원들의 실천을 약속하고 있는 것이다. 


 조합원들은 친환경농산물과 화학계면활성제 및 인공향과 색소를 첨가하지 않은 세제 및 샴푸, 재생휴지 등 친환경 생활용품을 사용함으로써 일상생활 속에서 환경부하를 줄이고 생태환경을 지켜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더 많은 이들과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해 조합원활동을 조직하고 실천해 왔다. 2007년 시작된 ‘기꺼이 불편해지기 - 작게·적게·천천히 캠페인’을 통해 자기 컵 가지고 다니기, 손수건 갖고 다니기, 내복 입기, 걷기와 대중교통이용을 생활화하기, 엘리베이터 타지 않기, 면월경대 사용하기 등 일상의 불편함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지구환경을 지키고자 했다. 이는 최근 ‘장수컵 캠페인’으로 이어져 지속되고 있다. 장수컵 캠페인은 장바구니와 손수건, 개인컵을 사용해 일회용품과 비닐사용을 줄이고자 하는 조합원 활동이다.

 

 행복중심
 자본주의 경제가 발전할수록 위험사회가 되는 불편함을 마주한다. 그 중에서도 사회적 약자가 감당해야하는 몫이 크다. 이런 현실 속에서 나만이 아니라 내 주변, 이웃을 돌아보고 더불어 사는 따뜻한 연결이 가능할 때 행복할 수 있다는 행복중심의 행복론이 절실하다. 다양한 사회적 약자들과의 연대를 통해 평등사회를 만드는 것이 행복이라는 믿음 말이다.

 

 조합원의 삶의 터전인 지역사회를 거점으로 복지기관이 해결하지 못하는 생활의 작은 불편들을 스스로 협동을 통해 해소하고자 2011년부터 기금을 모으고 공모사업을 통해 협동복지사업을 지원해 왔다. 조합원들은 월 1천원에서 만원까지 십시일반 마음을 모았고, 마을에서 함께 돌보는 육아, 여성들의 일자리 만들기, 청소년들의 자립, 연대은행, 미혼모 및 다문화 가정 지원, 시니어할머니들의 찻집, 직장인을 위한 공동부엌 등 10년간 총 37개 사업에 약 7천만원을 지원해 왔다. 이런 것들이 사회안전망이 아닐까. 앞으로 사회는 더 많은 위험에 처할 것이고, 우리는 더 촘촘한 안전망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나의 두 딸들도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었으면 좋겠다.
 더 많은 조합원들이 건강중심, 생태중심, 행복중심과 함께하고, 조합원들이 만든 행복이 나로부터 이웃으로, 지역에서 지역으로, 현재에서 미래로 이어가는 행복중심이 되었으면 좋겠다.


 10월 조합원 확대의 달, 조합원 선언문의 약속 꼭 지켜주시길!

 

 

행복중심 생활협동조합 조합원 선언문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은 소박하면서도 원대합니다. 
깨끗한 물, 맑은 공기,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자연 속에서 사는 것이 행복입니다. 
스스로 존중하고 자립을 추구하며 평등사회를 만드는 것이 행복입니다.
서로 배려하고 더불어 사는 삶이 행복입니다.

 

이 행복을 나로부터 이웃으로, 지역에서 지역으로, 현재에서 미래로 이어가는 행복중심이 되고자 합니다.

 

그 세상을 함께하는 우리가 이루어 낼 것입니다.

 

우리는 약속합니다.

 

• 신뢰할 수 있는 안전한 생활재를 통해 생명 존중의 삶을 실천한다.
• 친환경적이며 지속가능한 생산을 위하여 협동소비의 힘을 확대한다.
• 사회적 약자들과의 연대를 통해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든다.
• 우리의 자매애를 사회에 대한 사랑으로 확장시켜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든다.
 

강은경  행복중심생협 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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