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중심생협 연합회

나누고 싶은 이야기

코로나-19 이후를 바라보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2020-08-03 13:07:01.0 arina0322

 

 

 수개월 전까지만 해도 마스크를 쓰고 외출한다는 것은 독감이나 미세먼지 같은 특별한 경우였지만 이제 마스크 착용은 일상이 되어버렸다. 새삼 바이러스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지구상 자연 생태계에는 약 160만여 종의 바이러스가 존재한다. 자연 생태계와 산림, 토양계가 황폐해지면서 그곳에 살던 바이러스의 대이동이 일어나고 새로운 생태계에 적응하면서 살아남기 위해 변종 바이러스들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간들의 과도한 이동'도 바이러스 전파에 한몫을 하고 있다.


 1998년 말레이시아를 강타한 '니파 바이러스'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야생상태의 산림과 미개간지를 대대적으로 개발하였을 때 본래의 서식지를 잃어버린 과일박쥐들이 강제 이주를 당해 새로 정착한 곳은 풍부한 먹잇감이 있는 망고나무가 잔뜩 심어진 양돈장 지역이었다. 과일박쥐가 먹고 버린 망고를 양돈장의 돼지들이 먹었고 그 과정에서 니파 바이러스가 돼지로, 그리고 농장 인부의 독감 감염증세로 전염되면서 수난이 시작되었다. 

 

 세계는 지금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 남부 지방에 6월부터 시작된 폭우가 한 달 넘게 지속되면서 역대급 물난리를 겪고 있다. 초대형 샨샤댐의 붕괴가 걱정된다. 또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해 6개월간 지속된 호주의 대형 산불은 야생동물 10억 마리의 생명을 앗아가고 숲을 초토화 시켰다. 사스, 메르스에 이어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7월 22일 기준, 전 세계 총 확진자 수가 1,5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잠정 치사율은 약 4.1%로 신종플루 치사율(약 0.3%)보다 약 14배에 달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그동안 범지구적으로 진행된 급속하고 광범위한 산업화(경제개발)와 무분별한 생태파괴로 인한 지구 온난화와 생태계 교란이 근본적 원인이다.


 코로나-19 이후의 일상은 그 이전과 많이 달라질 거라고 예측하고 있다. 응급 대응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일명 K방역으로 불리는 대응들이 감염병의 확산을 막는데 일정의 효과를 내고 있지만 이것이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며 이렇게 계속 살아갈 수 없음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자연생태를 파괴하면서 누려온 문명의 이기, 편리함을 내려놓고 불편한 삶으로 돌아가는 것을 선택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결단할 때가 되었다. 더 이상 기후위기를 방치해서는 안 되며 적극적 대책을 마련하고 실천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생태계를 고려하지 않는 무분별한 난개발 행위, 인간의 탐욕스런 개발을 멈춰야 한다. 

 

 제대로 된 농업 대책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이번 정부가 기후환경위기에 대응해 경제사회 시스템을 전환시키겠다며 발표한 그린뉴딜 정책은 실망스럽다.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핵심분야인 농업에 대한 대책이 스마트 물류체계 구축을 위한 통합플랫폼 구축, 농지까지 무분별하게 잠식하고 있는 농촌 태양광 설치, 1200개 마을에 초고속 인터넷망을 구축한다는 것이 전부다. 기후재난과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가 직면할 식량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쌀을 비롯한 주요 작물에 대한 자급률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지원정책, 농업분야의 탄소제로를 위한 환경친화적 농업으로의 전환 대책이 부재하다. 참고로, 유럽은 2050년까지 탄소 배출제로 달성을 위해 농업예산의 40%를 관련 사업에 사용하고 있으며, 직불제에 기후 및 환경친화적인 농업 실천을 연계하여 2030년까지 화학농약 50%, 비료사용 20% 감축과 유럽 전농지의 25%를 유기농업으로 전환할 계획을 수립·실천하고 있다. 


 최근 한겨레경제사회 연구원의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민들은 ‘코로나 삶’에 대해 암울하게 여기며, 공적기구에 대한 신뢰가 커졌지만 내 삶이 좋아질지는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여전히 삶의 질보다 경제적 성취에, 분배보다 성장에 관심이 있으며, 초연결 생존 사회에서 사회안전망 강화는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로 보고 있다. 이로 미루어 앞으로의 사회는 각자도생의 욕망과 공동체적 연대의 갈림길에 서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실행해야 할까? 
 지난 30년간 한국사회에서 생협은 친환경먹거리 협동소비를 통해 생산자와 연대하며 친환경 농업의 가치확산과 생산활동을 지지함으로써 먹거리운동을 통한 기후위기 대응활동을 펼쳐왔다. 위 인식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사회는 더욱 비대면, 비접촉으로 치닫게 될 것이며 생존을 위한 경쟁도 치열해 질 수 있다. 이 상황에서 가장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계층은 사회적 약자 될 것이다. 우리는 각자도생이 아닌 공동체적 연대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동안 펼쳐온 건강한 먹거리 소비운동에서 더 나아가 먹거리 공공성과 먹거리 소외계층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먹거리 보장, 먹거리와 관련 커뮤니티 케어, 먹거리의 생산-유통-소비-폐기 전 과정에서 환경부하를 줄이는 방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펼쳐야 하지 않을까. 

 

행복중심생협 연합회 회장 강은경  

목록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