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중심생협 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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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과 연대의 협동조합 공동체, 몬드라곤

2020-07-03 10:37:18.0 arina0322

 

 

 7월 첫째 주 토요일은 협동조합의 날이다. 협동조합 하면 떠오르는 곳, 꼭 한번은 가보고 싶은 곳이 스페인의 ‘몬드라곤’이다. 몬드라곤은 1956년 스페인 북동부 바스크라는 작은 시골마을에서 기술학교 첫 졸업생들이 석유난로 제조공장을 노동자협동조합으로 설립한 ‘울고’에서 시작했다. 현재는 제조, 금융, 유통, 지식 부문에서 260개 기업 84,600여명이 함께 일하는 몬드라곤 협동복합체로 성장했다. 이들의 고용은 바스크 지역을 넘어 스페인 전역으로, 스페인을 넘어 해외까지 진출했다.

 

 끊임없는 교육, 그리고 연대의 힘으로
 수많은 노동자생산협동조합의 시도가 외부자본의 유입에 의한 변질이나 자본 및 경영능력 부족으로 노동집약적 소규모에 머무르는 한계를 몬드라곤은 어떻게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었을까? 열쇠는 협동과 연대의 정신, 일하는 사람의 교육훈련과 참여, 협동과 연대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제도이다. 몬드라곤의 정신적 지주인 호세마리아 신부는 교육과 훈련을 인간의 성숙과 발전의 열쇠로 여겼으며 권력을 민주화하기 위해 지식을 사회화해야 한다 생각했다. 기술학교를 열어 ‘울고’ 설립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 이후 공업기술연구협동조합인 ‘이켈란’, 일하면서 공부하는 학생협동조합 ‘알레코프’, 몬드라곤대학 등 교육협동조합을 몬드라곤 공동체 안에 두어 일하는 사람을 양성하고 성장시켰다. 협동조합의 맹점 중 하나인 자본 확보의 어려움은 협동과 연대로 극복하고자했다. 울고의 경영이 안정화되기도 전인 1959년에 협동조합은행 ‘노동인민금고’를 제안해 만들었으며, 이를 통해 3년 만에 22개의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경영을 지원하였다.

 

 이상과 현실, 인간성과 효율을 함께
 몬드라곤 사람들의 연대정신은 매우 이상적임과 동시에 구체적이다. 협동조합에 급여를 저축하고, 잉여의 10%를 지역기금으로 환원하고, 배당을 출자금으로 내부 유보한다. 이렇게 모아진 자금을 새로운 사업과 협동조합에 투자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다. 몬드라곤 내 협동조합이 어려움에 처하면 협동조합 간 손익을 재분배하는 손익조정제도(reconversion)를 통해 협동조합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한다. 2008년 금융위기 때, 파고르 가전을 파산위기에서 극복하게 한 사례로 잘 알려져 있다. 서로를 돕고 지역사회에 더 많은 협동조합 확대를 통해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 자신의 일자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몬드라곤은 노동의 인간화와 효율화를 연결하고 생산성과 연대를 실현하는 곳이다. 어떻게 상호 대립될 것 같은 두 가지를 연결하고 연계하는 걸까? 개인의 자유의사로 이루어지는 분업의 협동을 통해 과학기술 개발, 전문화, 규모화 하여 생산성을 높인다. 한편, 조정과 관리노동의 측면에서 권한의 대표성 부여, 정보의 상호전달, 관리자의 정기적 순환을 통해 협동조합의 권력화를 견제하고 민주적으로 조직을 운영한다. 총회와 이사회에서 경영과 관련한 중요의사결정을 하지만 노동자들이 참여하는 조합평의회를 설치해 급여체계, 정관, 복지 등 노동현장의 제반의제를 결정한다.

 

 몬드라곤 안에서 생활
 몬드라곤의 또 하나의 특징은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소비자협동조합을 통합해 노동자협동조합과 소비자협동조합이 공동 운영하는 유통부분 협동조합 ‘에로스키’를 설립한 것이다. 이사회는 노동자조합원과 소비자조합원을 동일한 수로 구성하며 이사장은 소비자조합원이 맡는다. 조합원들은 몬드라곤 산하 협동조합에서 일하고 에로스키에서 생필품을 구입한다. 생산과 소비, 고용이 지역사회 안에서 순환하는 시스템이다.

 

 왜 사람들은 몬드라곤에 주목하고 꿈꾸는 걸까?
 몬드라곤 사람들은 지역에서 일하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들을 협동의 힘으로 만들어 나가는 협동조합복합체를 실현하고 있다. 무한경쟁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교육 및 자본을 사회화하고 상호지원을 통해 새로운 사회경제체계를 만들어가는 협동과 연대의 성공적 모델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사회의 크고 작은 다양한 협동조합들의 실질적 연대와 협동을 꿈꾸어 본다. 

 

강은경  행복중심생협 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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