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 이야기
느리지만 건강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가요
2021-12-07 14:29:03.0
arina0322
느리지만 건강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가요
경상북도 상주에는 또 다른 시간이 흘러간다. 숨가쁘게 달려 가는 세상 속에서 느린 걸음을 걸어가는 느린세상영농조합이 있다.
겨울철 조합원들에게 필수 생활재나 다름없는 생강차를 담가주는 고마운 생산지다.
느린세상영농조합 김태훈 대표이사
바쁜 세상을 떠나 느리고 건강하게 살기로
느린세상영농조합의 시작은 ‘신의터농원’이었다. 김갑남 생산자가 2002년부터 상주에 내려와 만들었다. 처음부터 생강차를 만든 것은 아니었다. 원래 대도시에서 바쁘게 일하고 돈을 벌며 살아가던 생산자는 언제부턴가 몸이 안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결국 고민 끝에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는 결심을 하게 된다. 상주로 귀촌해서 처음에는 장을 담그기 시작했다. 신의터농원을 만들고 간장, 된장, 고추장을 담그고 약초나 야채 발효를 했다.
그렇게 발효식품을 연구하면서 생강에 대해 연구해보면 좋겠다는 권유를 받고 생강을 숙성시켜 생강차를 만들게 되었다. 스스로 만든 발효생강을 매일 마시고 생활하면서 생산자의 몸도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처음에는 하루 일하면 이틀 쉬어야 할 정도로 허약했던 몸이었지만 지금은 매일같이 왕성하게 일을 하고 계신다.
생강차를 마셔야 하는 이유
김태훈 대표이사는 15년 전부터 김갑남 원장과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그리고 2015년 느린세상영농조합이 법인으로 시작될 때 함께 일을 해보자는 권유를 받게 되었다. 느린세상의 생강차 제품을 먹어보자마자 함께 하기로 바로 결정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느린세상영농조합은 발효생강으로 시작했다. 발효생강은 아무래도 겨울철 차로 마시는 것으로 인식이 되어 있어서 사시사철 생강을 활용하고 먹을 수 있도록 요리생강을 만들게 되었다. 생강이 필요한 요리에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발효생강에 배를 넣어 만들었다.
김갑남 원장은 특히 생강의 항염(抗炎)작용과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효과 때문에 연구를 시작했다. 암환자들은 체온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바이러스가 침투하면서 합병증이 일어난다. 체 온이 올라가면 면역력이 강해지기 때문에 암환자뿐 아니라 모두에게 이롭다. 겨울철 목감기에 생강의 효능이 좋다는 것도 익히 아는 사실이다. 위가 좋지 않아 소화가 잘 안되는 분들도 생강차를 드시면 소화가 잘 되는 효과가 있다.
생강은 몸의 온도를 높이는 데 쓰일 뿐 아니라 온도를 낮추는 데도 쓰였다는 자료가 있다. 생강은 신기하게도 일정한 온도까지만 올라가고 그 이상은 올라가지 않아서 고열인 사람이 먹으면 오히려 체온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최근 미국에서 연구한 자료에는 항암효과가 뛰어나다는 발표가 있고 일본에서도 생강이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발표되었다. 또한 불면증에도 생강은 좋은 효과가 있다고 한다. 생강이 몸에 좋은 점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겨울에만 마시는게 아니라 일 년 내내 꾸준히 마시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느린세상 생강차가 훨씬 좋은 이유
사실 생강차를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생강과 설탕을 섞어 발효시키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 단순한 과정 속에서도 일반 생강차와 느린세상 생강차의 차이점은 분명하다. 느린세상 생강차는 오로지 유기농 생강만 사용하고 있다. 설탕도 청을 담기에 가장 좋다고 알려진 아르헨티나산 비정제 설탕을 사용한다. 원래 생강차는 6개월만 숙성을 시켜도 판매가 가능하지만 느린세상은 2년에서 3년 이상 숙성시킨 생강차만 공급하고 있다. 단순히 말만 들어도 느린세상 생강차가 얼마나 좋은지 알 수 있다. 또한 느린세상의 생강차는 입자가 고운 설탕으로 오래 숙성시켰기 때문에 찬물에도 쉽게 녹아들어 언제 어디서나 쉽게 마실 수 있다고 한다.
느린세상은 유기농 생강 생산자와 계약재배를 한다. 생강 생산자의 자부심 또한 만만치 않게 크다. 생강은 원래 유기농 재배가 어렵다. 뿌리식물이라 재배 과정에서 약을 많이 사용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뿌리식물인 생강은 주변 성분을 다 흡수하게 된다. 그래서 일반적인 생강 재배과정을 모르고 직접 생강차를 담가 먹는 분들도 과정을 알고나선 더 이상 못먹겠다 하시는 분들도 있다. 그래서 느린세상은 오래도록 유기농 생강만 고집하는 분들과 거래한다.
재료 뿐 아니라 생산과정도 남다르다. 오래전부터 HACCP인증, 유기가공인증, 유기농인증, 6차 인증을 받고 공식적인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시중의 어떤 제품도 이런 인증을 모두 받고 판매하는 것은 찾기 어렵습니다. 우리 제품을 믿고 구매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당연히 의무사항이 아닌 인증도 모두 받고 생산하고 있습니다.”
김갑남 느린세상영농조합 원장
느린세상 생강차 200% 활용하기
“발효생강을 차로 드실 때 여름철에는 시원하게 드시되 찬 물을 섞을 때는 조금 더 진하게, 뜨거운 물에 드실 때는 조금 연하게 드시길 추천드려요. 제품 상의 설명에는 1:4에서 1:5 정도 비율로 드시라고 되어 있는데 저희 직원들은 1:7이나 1:8 정도까지 희석해서 연하게 마시거든요.” 너무 진하게 만들면 단 맛만 강하게 느껴질 수 있다. 연하게 만들면 오히려 생강의 풍미를 깊이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먹으면 한 병으로 오래 마실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요리생강은 돼지고기나 생선 비린내를 잡는데도 아주 좋다. 더구나 요리생강은 냉장에서 오래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시사철 언제든지 사용이 가능하다.
느린세상의 자부심, 그리고 고마움
“느린세상영농조합이 생각하는 것은 자연과 인간입니다. 자연이 잘 되어야 인간이 잘 살고 인간이 잘 해야 자연이 잘 산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상이 곧 느린세상이며 앞으로도 꾸준하게 느린세상을 이어가고 싶은 것이 모든 식구들의 마음입니다.
조합원 분들을 직접 만나면 참 좋겠지만 그러지 못해 아쉽습니다. 이전에는 제가 직접 매장을 방문해서 설명도 하고 판매도 했거든요. 행복중심생협에서 처음부터 저희 제품을 믿고 선택 해주셨고 지금까지 이어져왔습니다. 저희도 친구라는 마음을 가지고 그 믿음에 보답하면서 더 뛰어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생산할 것입니다. 생산 시설도 더 보강하고 다른 인증들도 꾸준하게 받아가면서 믿고 마실 수 있는 생강차를 공급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글·사진 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