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중심생협 연합회

생산자 이야기

알고 나면 먹을 수 밖에 없잖아요. 유기농 참외!

2021-04-02 09:45:30.0 arina0322

알고 나면 먹을 수 밖에 없잖아요 유기농 참외

 

이재동 참살이공동체 참외 생산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참외 산지 성주에는 참살이 공동체가 있다. 현재 여덟 가구가 함께 농사를 짓고 있는 참살이 공동체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유기농 참외농사를 시작한 곳이다. 그 중 한 명인 이재동 생산자는 20년 전 관행농사를 시작해 4년 뒤 유기농으로 전환하였고 이제 친환경 참외농사 16년차인 베테랑 농부다. 또한 행복중심 생산자회 회장을 역임했을만큼 행복중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대안적인 삶, 참살이 공동체의 시작

 

 

 전국농민회 총연맹회에는 다음과 같은 강령이 있다. ‘농촌환경을 보전하고 안전한 식량을 공급하여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는 환경보전형 농업을 전개한다.’ 전국농민회 총연맹회의 회원이었던 농민들이 모여 이 강령에 따라 안전한 농산물과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기 위한 고민을 시작했다. 그리고 2003년, 2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참살이 공동체를 만들었다. 참살이 공동체는 보다 친환경적으로 보다 안전하게 화학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는 유기농 농사를 짓기로 했다. 거대해지는 시장 속에서 돈 보다 안전한 먹거리를 선택해 준 생산자들이 고맙다. 

 

 

 

 유기농, 쉽지 않은 길을 열어준 생산자들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방법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유기농이 점차 확산되고 있지만, 생산자가 처음 친환경 방식으로 농업을 시작할 때는 어려움이 많았다. 관행농사에서 익숙했던 농업방식을 바꿔 현재의 기술적 안정을 얻기까지 시간이 걸렸고 땅도 준비가 덜 된 상태인데다 화학비료와 농약, 호르몬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병해충이나 기후의 영향을 예민하게 받았다. 첫 해에는 진딧물 때문에 몇 달 농사를 못 짓고 망한 고충도 있다. 그렇게 유기농을 시작한 지 2년 동안은 수확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니 주변 사람들이 다들 바보 같다고 말했다.
“유기농 농사는 아무래도 기후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아요. 작년 같은 경우는 장마가 오래 지속되었잖아요. 관행농업은 화학비료나 농약, 호르몬제로 통제를 할 수 있지만 유기농은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아요. 근데 뭐 조금 덜 되면 덜 된 대로 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농사 짓는 거에요. 관행농업처럼 하려고 하면 애 닳아서 유기농 농사는 못해요.”

 

 

 

 생산자의 참외가 우리의 식탁에 오기까지

 


 이재동 생산자는 각종 유기질 퇴비를 직접 만들어 땅을 비옥하게 한다. 참외가 맛있기 위해서는 땅의 힘을 높이는 게 비결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년 50톤의 비료를 직접 만들어 땅에 넣는다. 매 해 11월 10일경이 되면 참외 씨앗을 뿌리고, 싹이 올라오면 호박씨를 또 키운다. 그렇게 보름정도 지나면 참외와 호박을 접목한다. 그 사이에 퇴비도 넣고 준비기간을 가지며 한달 정도 육묘를 한다. 그 후에 본 밭에 아주심기를 하게 된다. 20일 정도 자라면 순을 정리한다. 키울 순만 골라내는 것이다. 그렇게 두 차례 순 고르기를 하면 벌로 자연수정을 시작한다. 수정 후 35일에서 40일 후부터 수확이 시작된다. 호르몬제는 일체 사용하지 않는다. 
참외를 수확 해보면 계속 많이 나오는게 아니고 처음엔 적게 나왔다가 또 많이 나왔다가 좀 줄어들었다가 늘어나는 식으로 오르막과 내리막 곡선을 그리면서 수확을 하게 된다. 근데 비가 많이 오거나 너무 더운 시기가 오면 수확량도 줄고 참외 맛도 영향을 받는다. 자연과 최대한 가깝게 농사짓는 유기농 농사는 일조량이 참외 품질을 상당히 좌우한다. 참살이공동체는 보통 7월 말까지 참외를 공급한다.

 

 

 

 유기농 참외를 지켜나가는 이유, 꼭 먹어야 하는 이유

 

 

 유기농 참외는 일반 참외와 얼마나 다를까. 때론 못생기고 날씨가 안좋으면 맛도 조금 떨어지는 유기농 참외를 꼭 먹어야 하는 것일까? “유기농, 친환경 농사를 짓는다는 것이 어렵기도 하지만 어렵기 때문에 자부심도 생겨요. 기존 참외를 못 먹던 사람들이 친환경 참외를 먹고 건강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모든 수고가 인정받는 기분이죠.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껍질 채 먹어도 안전하고 원래 참외가 가지는 향이 살아있어 맛도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시중 참외와 비교하면 유기농 참외 가격은 소비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일단 먹어보면 다른 참외는 못 찾는다. 호르몬제와 화학비료로 키운 참외와 생산자가 직접 만드는 퇴비에서 자라난 자연 그대로의 참외는 맛과 향 뿐 아니라 몸에 미치는 영향도 다를 수 밖에 없다. 일반 참외를 먹으면 배가 아팠는데 이재동 생산자의 참외를 먹고 아무렇지도 않아 유기농 참외를 즐겨 먹게 되었다는 사람도 있다. 재밌는 것은 관행농사를 짓는 주변 농가들마저  시집간 딸이 임신을 했다고 이재동 생산자의 참외를 사러 온다는 것이다. 약 안치고 어떻게 농사 짓냐고 손가락질 하던 사람들도 이제 생산자의 참외를 인정하는 것이다. 

 

 

 

 농사는 우리 모두가 함께 짓는 것이다

 

 

 처음 친환경 농업을 시작할 당시,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이슈 뿐 아니라 기후 변화의 문제, 환경의 문제 등 전지구적인 문제에 대한 의식이 있었기에 유기농 농사를 짓게 되었다. 행복중심생협 조합원들도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다양한 활동을 한다는 것을 알고 동질감을 느꼈다. 먹거리 안정성, 그리고 생태순환적인 기후와 환경 문제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풀어나가야 가능한 문제다. 어려움을 이겨내고 유기농 농사를 짓는다 해도, 믿고 찾아주는 소비자의 힘이 없으면 친환경 농업을 지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건강한 먹거리는 생산자와 조합원이 함께 만들어간다고 말할 수 있다. 이재동 생산자는 서로 상생하고 공동대응하며 자연과 사람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참살이 공동체 회원들이 생산한 참외는 정말 친환경적으로 생산했고, 그만큼 믿고 신뢰할 수 있습니다. 저희들이 계속 이 친환경 농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행복중심 조합원 여러분들께서도 많이 이용해주시고 건강도 잘 챙기시면 좋겠습니다.”

 

글·사진 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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