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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드라망] 생활을 곰곰이 느끼며 선택해온 사람의 말

2022-01-06 14:15:02.0 arina0322 조회수 : 836

생활을 곰곰이 느끼며 선택해온 사람의 말  인드라망생협 김인진 조합원

 

 

 김인진 조합원을 처음 만난 건 올해 11월, 조합원들과 함께한 <강화도 이로운 여행>에서였다.

두부 만들기 체험을 한 뒤 만든 두부를 일회용기에 담고 있는데 참여자 중 한 분이 가져온 용기를 내미셨다.

“필요하겠다 싶어 챙겨왔어요.” 바로 김인진님이셨다. 내내 궁금했던 김인진님의 이야기를 ‘사람과 사람들’에서 만나보았다.

 

 소개를 부탁드려요.

 

 제가 좋아하는 것으로 소개를 하고 싶어요. 손으로 작업하는 걸 좋아해요. 요샌 가방 만들기에 빠져 있어요. 그리고 산책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좋아하는 것’으로 소개를 하니, 몇 마디 만으로도 김인진님의 느낌이 전해져요.

 

 와 그럼 다행이네요~ (웃음) 보통 자기소개하면 가족관계, 나이, 직업 이렇게 이야기 하게 되는데. 편리한 정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규정하게 되는 것 같아서요. 그냥 그 사람으로 대하고 알아가게 되는 게 더 좋아서, 저는 언젠가부터 좋아하는 것으로 소개를 하고 있어요.

 

 

 언제부터 행복중심생협 조합원이셨어요?

 

 아마 2000년대 초중반이었을 것 같아요. 아이 이유식을 하면서 건강한 식재료를 찾다보니 유기농, 친환경 농산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게 생협 조합원 가입으로 이어졌어요. 당시 살던 곳 근처에 행복중심매장이 있었거든요. 그게 인드라망 생협 매장이에요. 이사 온 뒤에도 저는 장은 2주에 한번 정도 보니까, 그 매장에 가서 봐요. 

 

 

 꽤 오래 전부터 조합원이셨네요! 생협 조합원이어서 좋았던 점이 있었다면요?

 

 처음에는 생협에 가면서 마트에도 갔어요. 하지만 점점 그럴 필요가 없어지더라고요. 일단 대형마트는 30분 안에 장을 볼 수가 없어요. 생각했던 딱 그것만 하나 사가지고 나오는 데도 그렇더라고요. 편리하다고는 하지만 오히려 더 불편한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생협 매장에서는 30분이면 충분히 다 둘러보고 장을 볼 수 있죠. 심지어 물건도 더 좋고요. 

 

 또 대형마트가 사회 이슈가 될 때가 있잖아요. 재래시장 상권을 위협해서 주말에 의무 휴일이 생겼을 때나, 코로나 이후로는 사람이 많은 대형마트가 두려움의 대상이 된 적도 있고요. 사람들이 ‘그러면 장을 어디서보지 큰일이다.’ 하는데 저는 한 번도 어려웠던 적이 없었던 거죠. 계란 파동, 치약이 난리 났을 때도 그랬고요. ‘대형마트에 가지 않아도 되는데, 생협에서 다 살 수 있고 오히려 더 좋은 걸 살 수 있는데.’ 그랬죠.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열심히 일해서 귀하게 번 돈인데, 내가 주도적으로 쓰고 싶거든요. 대기업들이 만든 유통시스템 안에서 선택지 없이 휘둘려서 소비를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럴 때 생협이 있어서 내가 선택하고 좋다고 생각한 것을 살 수 있다는 게 좋아요. 

 

 

 김인진님 이야기를 들으니 생협이 더 멋진 곳으로 느껴져요. 자기 삶과 생활을 곰곰이 느끼고 결정해온 사람의 말 같아요. 조합원 활동에 참여한 경험도 있으신가요?

 

 인드라망생협에서 대의원총회 안내를 해주셔서 가 본 적이 있어요. 또 몇 년 전에 실상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하면서 생산지 체험을 하는 여행이 있었어요. 토종씨앗 채종포 경작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GMO가 왜 문제인지 강의도 들었고요. ‘문제가 있을거야.’라고 어렴풋이 짐작만 했었는데, 강의를 들으면서 확실히 아는 계기가 되어 좋았어요. 이번에 ‘이로운 여행’에 가서도 콩세알 생산자님 이야기를 들으면서 콩이 중요한 건 알았지만 간수까지는 생각을 못했는데, 왜 간수까지도 들여다보며 두부를 선택해야하는지 알게 된 것 같아요.

 

 

 이로운 여행에 용기를 가져오신 김인진님을 보며, 생산지 기행을 할 때도,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실천을 조합원들과 함께 하면 의미 있겠다는 생각이 더 커졌어요. 김인진님은 쓰레기를 줄이려는 소소한 실천이 일상에 배여 있는 분이신 것 같아요. 

 

 비닐봉지는 정말 너무 흔해요. 씻어서 다시 쓴다고 해도 받아오게 되는 양만으로도 이미 너무 많더라고요. 전 사과를 자주 사먹는데, 그래서 사과 포장재가 집에 모여 있어요. 이걸 다시 쓰실 수 있게 생산지에 전달할 방법이 없을까 생각해요. 사과 포장했던 것이니까 아주 깨끗하거든요 얼마든지 다시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특히 지퍼백이 달린 비닐은 지퍼부분이 복합재질이라 분리배출도 안되니까 더 고민되고요. 요즘엔 대부분 포장재에 지퍼백이 달려 나오잖아요. 사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서비스가 좋아진 것이긴 한데, 너무 과한 친절이 아닐까 싶기도 해요. 그걸 분리배출하지 못하는 게 사실 더 불편한 게 아닐까요. 분리배출할 수 있는 절차가 포장재에 안내되어 있지도 않고. 소비자가 왕이라는 생각이 좋은 게 아닌 것 같아요 과한 포장도 그래서 생기니까.

 

 전 생협 화장품을 계속 써왔거든요. 산다화 생활재는 정말 순하고 좋아요. 어쩌다가 샘플이라도 있어서 시중 화장품을 쓰면 화장을 안 하다가 갑자기 두꺼운 파운데이션을 바른 것처럼 답답하죠. 그런데 화장품을 쓸 때마다 버리는 용기가 생겨요. 크림에 있는 스패츌러는 안 써서 계속 모았던 적도 있어요. 요즘에는 리필스테이션이 많이 생기잖아요. 화장품도 자기 용기를 가져가서 덜어올 수 있고요. 특히 10대 20대들에게는 리필스테이션도 익숙한 소비패턴이 될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 새로운 세대와도 함께하려면, 유기농이 뭔지 아무도 모를 때 생협을 시작하고 끈기 있게 몇 십 년을 해온 것처럼, 지금이 또 생협이 적극적으로 변화해야 하는 시점이지 않을까 생각해봐요. 

 

 

 마지막으로, 추천 생활재가 있다면요?

 

 역시 농산물. 저는 따로 영양보조식품이나 약을 챙겨먹기 보다는 제철의 신선한 농산물을 먹는 게 보약이라고 생각하는 편인데, 생협 농산물은 깨끗이 씻어서 껍질 째 먹을 수 있어서 더 좋아요. 껍질로 과육보다 훨씬 좋은 영양소로 몸을 위할 수 있는데, 벗겨내는 순간 음식 쓰레기로 전락해버리잖아요. 껍질까지 먹으면 음식쓰레기는 자연히 줄어드는데 몸도 건강해지고. 그러니까 생협 덕분에 음식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행동이 불편하거나 번거로운 게 아니고 오히려 나에게 좋은 일이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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