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회 소식
행복중심생협아카데미(3차) 참여후기
2023-06-16 17:42:53.0
juhyun22
행복중심생협아카데미 두 번째 날이다.
오늘 교육은 ‘협동조합의 이해’란 제목 아래, 협동조합의 정체성, 협동조합의 역사, 사회적 경제와 협동조합운동의 과제 등에 대해 강사님의 강의를 듣고 조별토론을 한 후 질의응답을 하는 순서로 짜여 있었다.
ICA(국제협동조합연맹)의 1995년 정체성선언에 의하면 협동조합은 가입의 자유, 민주적 관리, 조합원의 경제적 참여 등 8가지를 원칙으로 삼고 있는데, 이는 오늘날의 협동조합들이 성공하는 비밀이기도 하다고 한다. 강사님은 이에 더해 행복중심생협의 정체성으로는 ‘여성주의’가 있지 않겠느냐는 말씀을 하셨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다음 주 ‘행복중심의 이해’에서 자세히 들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협동조합 운동의 역사에서는 각 시기마다 그 시대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출현하고 변화해온 협동조합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비록 실패했지만 공동체 경제의 가능성을 사상적으로 정립하고 자립과 연대의 전망을 열어준 오웬과 프리에의 협동촌 이후, 근대 협동조합의 효시라 할 수 있는 로치데일공정개척자연합(1844년 발족)이 현금거래, 이용액배당, 연합사업조직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통해 성공하면서 협동조합을 통한 새로운 사회경제를 구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1950년대 이후 냉전과 자본주의의 황금기를 거쳐 신자유주의 시대를 맞아 협동조합운동이 체제 순응적으로 퇴보하게 되었고, 2000년대 들어서는 이에 대한 비판과 함께 새로운 협동조합운동론 정립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1시간 남짓의 시간에 방대한 양의 이야기를 담다 보니, 현재 상황에 대한 분석과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ppt를 넘기며 이러이러한 게 있다고 짚어주는 정도로 끝낼 수밖에 없어서 아쉬웠다. 5차 아카데미(협동조합의 정체성과 성공전략) 때 갈증을 풀 수 있지 않을까?
잠깐 동안의 조별토론이 있고 난 후, 각 조에서 나온 질문을 가지고 얘기를 이어나갔다.
비즈니스에 집중하다 보니 정체성을 놓치는 것 같다. 사회적 경제를 잘 실현했다고 할 때 그 지표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 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사회적 경제의 목적은 이윤이 아니라, 참여하는 조합원의 이용이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즉 주식회사가 매출은 늘리고 비용은 줄여서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한다면, 사회적 경제에서 매출을 늘리는 것은 조합원에게 좋은 품질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는 것.
다음으로, 결론으로 제시한 사회의 자기보호운동이 일어나야 한다는 말이 추상적이어서 잘 이해가 안 된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얘기하는 것인지? 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지역공동체가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예로 이탈리아의 볼로냐를 들었는데 도시의 15%를 사회적 경제가 차지한 결과 IMF도 협동조합의 쇠퇴없이 거뜬히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불현듯 사정이 더 나빠진 2023년 현재 볼로냐의 사정이 어떤지 궁금해졌다.
마이크 사정과 강사님의 낮은 음성으로 더 집중하기도 하고 잠깐 졸음이 오기도 했지만, 협동조합으로서의 존립이 여러모로 위협받고 있는 이 시기에 협동조합의 정체성과 역사를 돌아보며 초심을 되새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서혜영 행복중심서울생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