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중심생협 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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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서평 7호

2017-08-22 16:48:31.0 011alsrud

〈자연과 지식의 약탈자들〉

 

 

인도의 여성과학자 반다나 시바는 제3세계의 생태와 여성의 인권, 생명공학과 특허, 다국적 기업의 생물해적질, 지역 공동체의 자생적 발전에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인 활동을 벌이는 활동가이자 이론가이다. 저자는 유전공학과 특허를 앞세운 몇몇 다국적 농화학 기업들로 인해 생명 자체가 식민화되고 있는 점을 걱정하며 생명공학을 앞세운 초국적 기업들의 제3세계의 전통인 지식과 자원의 약탈 즉 생물 해적질을 고발한다. 시바는 이 책을 통해 생명과 지역성에 기반을 둔,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세계화를 기치로 내세운 신자유주의를 신봉하는 기업들의 지배적 논리에 따르면, 창조성이란 제1세계의 초국적기업이 개발한 생산품으로 국한되고 그 생산품을 통해 이윤 창출이 가능할 경우에만 창조적이라 인정한다.

 

이러한 인식은 살아 있는 생물체 스스로가 발휘하는 창조성과 그 생물의 다양성을 보전하고 이용해 온 제3 세계 토착 공동체의 창조성은 무시하는 근거로 작동한다. 저자는 서구가 주장하는 기계론적이고 환원주의적인 생물학 패러다임과 그 인식을 토대로 개발되고 적용되는 유전공학은 생명 현상이 유전자에 의해 조종되는 것이라는 유전자 결정론적인 관점을 바탕에 깔고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출발부터 잘못된 유전자결정론에서 비롯된 유전공학은 윤리적·생태적·사회경제적으로 심각한 위험과 손실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시바는 또 에코페미니즘적 시각에서 생명공학 혁명이 종자의 생산력과 자기 재생능력을 빼앗으면서, 기술적 수단과 재산권이라는 두 가지 경로로 종자를 ‘식민화’한다고 주장한다. 씨앗이란 본디 재생 능력을 가진 자연의 산물이다. 그러나 생명공학 회사들은 1회성인 종자를 만들고 특허를 획득함으로써 농부들로 하여금 해마다 종자를 구입하게 한다.

 

결국 그들은 씨앗의 재생산 능력이라는 가장 기초적인 본질마저도 부정하며 씨앗을 사유화하고 가장 자연적인 ‘어머니’ 대지를 쓸모없는 텅 빈 공간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저자는 이 같은 초국적 기업의 만행을 낱낱이 고발하며 인류가 쌓아온 공동체의 지적 재산을 우리 스스로 지키고 보전하기 위한 싸움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독서 : 서남생협이사회

글쓴이 : 김정은(서남생협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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