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중심생협 연합회

연합위원회 활동 - 생활재위원회

우리 밥상에 토종 종자가 오를 날을 꿈꾸며

2016-10-31 16:42:53.0 minwoocoop

토종씨앗 채종포 일손돕기 후기


▲ 10월 6일(목) 채종포 경작을 함께한 홍천 농부언니들과 서울생협 조합원들

 

토종 씨앗 공동 채종포 종자 재배가 목적인 밭에 경작하러 가는 날은 친정 가는 기분이다. 어색했던 처음과 달리 이제는 농부 언니들에게 무슨 도움이 필요한지 묻지 않아도 되는 공동 경작꾼(?)이 되었다.

토종 씨앗 채종포는 2009년 토종 옥수수 지키기 캠페인에서 출발했다. 2012년부터는 강원도 횡성과 홍천의 여성 농민들과 함께 토종 씨앗을 지키기 위해 채종포를 경작하고 있다. 토종 씨앗을 지켜야 한다는 일념을 지닌 우리들은, 토종 씨앗이 후세에 물려 줄 값진 유산으로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려 더욱 적극적인 방법으로 실천하고 있다. 2014년에는 ‘토종 씨앗은 우리 모두의 미래’라는 구호아래 파종에서 수확까지,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함께 나누고 해결하는 공동경작에 이르렀다.

 

 

채종포에서 경작하는 작물은 쥐이빨옥수수, 수수, 조, 기장, 물팥, 콩, 땅콩, 녹두다. 사실 채종포 경작은 조합원 모두의 밥상에 오를만큼 수확이 풍성하지는 않다. 하지만 풍성한 수확은 불가능하지 않다. 5년째 채종포 경작에 참여한 조합원으로서 감히 가능하다고 말하고 싶다. 수많은 방법 중에 조합원과 여성 농민이 다시 한 번 합심하여 토종 씨앗을 지킬 방법, 그 방법은 간단하다. 더 많은 조합원과 함께 공동 경작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같이 고민하고, 생각을 나누면서 꾸준히 지켜나가는 것이다. 가끔 ‘손이 무섭다’는 말을 실감한다. 앉은키만큼 수북이 쌓인 수확물을 분류하는 일에 조합원이 한 명만 늘어도 거뜬하게 끝나는 것처럼, 조금씩 조금씩 함께하는 이가 늘어난다면 어느새 우리 밥상에 토종 종자로 만든 밥과 반찬이 오를 수 있을 것이다.

 

▲ 채종포에서 경작하는 작물인 감자, 땅콩, 녹두

 

그중에서도 더 많은 조합원이 공동경작에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나름대로 생각해 봤다. 눈 앞에 놓인 땅콩을 수확하거나 낫으로 수숫대을 가르는 작업, 감자를 캐는 작업도 좋다. 하지만 몸을 움직여 참여하는 방법 못지 않게 도움이 되는 또 하나의 방법, 바로 토종 씨앗 지키기 기금에 참여하는 것이다. 한 평의 채종포가 늘어날수록, 후세에 물려 줄 값진 토종 씨앗이 널리 펴질 수 있는 기쁨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기쁨을 더 많은 사람과 함께 나누는 것이 채종포의 진정한 목적 아닐까? 공동경작을 마치고 돌아오는 순간 여성 농민이 우리에게 건넨 인사말이 잊히지 않는다. “이달에 뵌 얼굴, 다음 달에도 또 보고 싶어요!”

 

 김종현 연합회 생활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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