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중심생협 연합회

생산자 이야기

친환경 대저토마토의 달콤짭짤한 맛을 기대해 보세요

2022-03-03 16:05:56.0 arina0322

친환경 대저토마토의 달콤짭짤한 맛을 기대해 보세요

 

이용재 해오름토마토농장 생산자

 

 이맘때 쯤이 되면 놓치지 말아야 할 과일이 있다. 바로 짭짤이 토마토라고도 불리는 대저토마토다. 아마도 요즘은 대저토마토 가 부산의 대저동 지역에서 생산되어 붙여진 이름이라는걸 아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인생의 전환, 그리고 대저토마토의 시작

 이용재 생산자가 행복중심생협에 대저토마토를 공급한지는 6~7년 정도 되었다. 상주 그루터기 곶감 생산자의 소개로 연결이 되었다고 한다. 생산자는 처음부터 농부가 아니었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도시남자였다. 대학 시절 농활을 자주 다니면서 기회가 되면 농사를 짓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졌지만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전기공으로 일을 했는데 어느 날 정말 운이 좋게도 감전사고를 당하고도 살 수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 전기공 일을 할 수 없었고 여러 가지 일을 전전긍긍하다가 지금이 아니면 농사를 짓지 못하겠다 싶어서 아내와 논의 끝에 농사를 시작했다.

 

 “아내도 직장생활을 하는 중이었고 부산에 살면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방법을 찾다보니 대저동이 부산에서 출퇴근이 가능하기에 여기서 토마토 농사를 시작했어요. 아는 사람을 수소문해서 일 년 동안 농장일을 해주면서 기술을 배워 독립했습니다. 아무런 베이스도, 인맥도 없이 시작을 한거죠. 그래서 5년 정도 참 많이 힘들었어요. 작황이 좋지 않아 빚도 생기게 되고요. 각종 교육을 받으러 찾아다니고 농사 잘 짓는 분을 따라다니며 배우기도 했어요. 그렇게 농사를 지어오다보니 지금은 저에게 배우러 오는 분들이 있네요.”

 

 

 같지만 다르다, 대저토마토

 대저토마토는 따로 품종이 있는 줄 알았는데 일반적인 완숙토마토 안에 포함된 것으로 같은 종자로 재배한다는 설명에 놀랐다. 일반적인 토마토와 재배시기 및 환경이 달라지니 이렇게 특별한 토마토가 만들어진다는 것이 무척 신기했다. 대저토마토는 가을에 심고 겨울을 나서 봄에 수확하게 된다. 겨울은 온도가 낮다보니 식물의 성장속도가 느려 재배기간이 길어진다. 또 부산 대저동은 우리나라에서 일조량이 가장 많은 곳에 속한다. 낙동강 하구라 토질도 비옥하다. 우리나라에서 토마토를 제일 먼저 재배하기 시작한 지역이라 노하우도 많이 쌓여있다. 이런 다양한 이유로 사이즈가 작으면서 그 안에 맛과 영양분이 함축된 대저토마토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대저토마토는 짭짤이토마토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소금물로 키우거나 비료를 많이 줘서 짭짤한 맛이 난다는 오해가 있기도 하다. 생산자는 다른 지역에서도 재배환경만 맞춰주면 대저토마토를 재배할 수 있다고 했다. 바닷물의 영향 때문에 땅에 염분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요즘은 수확이 끝나면 매번 담수를 하기 때문에 땅의 염도도 예전에 비해 많이 낮아졌다고 한다. 물조절과 기온조절 등 생산자의 여러 가지 재배기술을 바탕으로 대저토마토가 자라는 것이다. 제주도를 제외하면 전국에서 가장 따뜻한 곳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푸르다고 안 익은 것이 아니에요

 대저토마토는 붉은 빛이 살짝만 돌아도 수확을 시작한다. 오히려 대저토마토는 색이 붉게 변하면 상품성이 떨어진다. 언젠가 푸른 토마토는 몸에 안 좋은 성분이 많다는 잘못된 사실이 퍼져서 농가들이 큰 손해를 입은 적이 있다. 하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졌고 오히려 해외에서는 푸른 토마토가 몸에 더 좋다는 연구가 있어서 점점 선호하는 추세이다. 알다시피 토마토는 세계 10대 슈퍼푸드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저토마토는 추운 날씨 때문에 성장속도가 느려 붉게 변하는 기간도 길어요. 그래서 가능하면 냉장고가 아니라 선선한 곳에 두고 보관하면서 드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사실 조합원 분들도 좀 더 붉은 것, 또는 푸른 것 등 선호하는 기준이 달라 공급하기 애매할 때가 있어요. 대저토마토는 사실 푸를 때, 그리고 크기가 작은 것이 맛이 좋은 편입니다.”

 

 

 친환경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이유

 “농장에서 생산하는 대저토마토를 모두 무농약 재배하는 농가는 제가 알기로는 저 혼자에요. 예전에도 적었지만 하나둘씩 포기하거나 비중을 줄였죠. 사실 농약 치고 비료를 많이 써서 맛있게만 만들어달라고 하는 곳이 대부분이에요. 생협이 아닌 일반적인 거래처는 맛과 때깔만으로 상품성을 판단하니까요.”

 

 실제로 무농약 토마토 농사가 경제적으로 더 손해를 보기도 하고 노동력도 더 많이 들어가서 힘들다. 그럼에도 무농약 토마토를 계속 키우는 이유는 생협 때문이다. 이용재 생산자도 처음에 저농약으로 시작해서 무농약까지 하다가 접을까 말까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 때 다행스럽게도 생협과 인연이 되어서 무농약 재배를 지속할 수 있게 되었다. 농사를 짓는 이유는 당연히 가정을 유지하고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수입을 얻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유통처가 필수적이다. “무농약을 하는건 생협과의 약속 때문이죠. 저의 토마토를 찾아주시는 조합원 분들이 있기 때문이고요. 만일 어느 누구도 저의 토마토를 찾아주지 않으면 무농약을 지속해야 할지 또 다시 고민을 하게 될 거 같아요.”

 

 솔직하고 현실적인 생산자의 말에 생협과 조합원의 역할이 얼마나 큰 지, 그리고 정직한 생산과 책임있는 소비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게 된다. 부디 더 많은 이들이 생협의 조합원이 되고 땅과 사람을 살리는 농업에 함께 책임감을 가지게 되기를 바란다. 우리의 연대가 무너지면 이 땅의 친환경 농업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대저토마토를 재배하는 과정

 토마토 수확이 끝나면 생산자의 밭은 논으로 변신한다. 밭을 모두 갈아엎고 모내기를 하는 것이다. 벼를 심으면 연작장애*를 이겨낼 수 있다. 벼를 심으려면 담수를 해야 한다. 또한 벼는 토양 속에 있는 비료기를 빨아낸다. 모내기를 하면서 땅 속에 있는 송충이도 없애준다. 그리고 생산자가 가장 선호하는 비료가 바로 볏짚이다. 볏짚이 흙 속에 들어가면 공기가 통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고 미생물의 먹이도 되어준다.

 

 토마토를 심을 때가 되면 타작하고 땅을 말려 퇴비를 뿌리고 두둑을 짓고 물 공급 장치를 설치한다. 그 사이에 토마토를 육묘하는데 보통 토마토를 심기 45일 전에 파종을 시작한다. 요즘은 자가육묘보다는 육묘장에 맡겨서 혹시 모를 피해를 최소화한다. 생산자는 보통 10월 25일 쯤 토마토를 심기 시작하고 보름 정도 뿌리가 내려 안착하는 동안 세심하게 관리한다. 물도 직접 손으로 준다. 그렇게 잘 뿌리내리면 성장속도다 빨라진다. 그 때부터 멀칭을 하고 끈을 설치해주고 순을 따고 꽃이 피면 벌을 투입해서 수정을 해준다. 가장 중요한 것이 온도관리다. 낮에는 하우스를 열어 햇빛을 받고 밤에는 보온덮개를 덮고 보일러를 돌린다. 밤에는 8도, 낮에는 24도까지 맞춰 주야간 온도차를 만든다. 그렇게 10월 말에 심어 1월 말부터 수확을 시작해 5월에 수확을 마무리 한다.

 

* 일반적으로 한 작물을 같은 장소에 매년 반복해서 재배할 경우 작물의 생육환경이 나빠져 수확량이 감소하거나 병충해가 자주 일어나는 현상. (출처: 한경경제용어사전)

 

 

 어려울수록 마음을 다잡으며

 무농약 농사를 지을 때 가장 큰 어려움은 병해충이다. 잡초 같은 것은 더 부지런히 일하면 되지만 병해충이 심하면 농사를 망치게 된다. “저는 병해충에 작물이 30% 정도 피해를 입더라도 버틸 수 있는 멘탈이 있어요. 그래서 다른 분들은 저에게 태평농사라고 해요.” 실제로 예전에 토마토의 절반 정도가 병해충 피해를 입어서 힘들었던 적이 있었다. 그 때 무농약 농사를 짓던 주변 농가들이 많이 포기하기도 했지만 생산자는 끝까지 무농약 농사를 지켜냈다. 방재도 중요하지만 애초에 병해충이 안 올 환경을 만드는 것에 가장 심혈을 기울인다고 한다.

 

 “농사를 짓는 노하우는 특별히 없어요.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너무 고민하지 말자고 마음먹어요. 주변 분들과도 친절하게 잘 관계를 맺다보니 도움도 많이 받게 되더라고요. 좋은 인간관계, 그리고 농사가 생각대로 되지 않더라도 맷집 좋게 버티는 힘이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행복중심생협 조합원 분들에게 오랫동안 저의 토마토를 맛있게 먹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 습니다.”

 

글·사진 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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