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회 소식
행복중심생협 조합원과 함께하는 진도 생산지 체험 이모저모
2023-10-24 15:17:56.0
juhyun22
행복중심생협 조합원이 정말 오랜만에 생산지체험을 다녀왔습니다. 2023년 10월 19일에서 20일, 1박2일간 전라남도 진도군의 친환경 농업 생산자와 조합원의 반가움과 환대, 진한 여운이 남은 현장을 소개합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합니다. 오랜만에 여행길을 시샘하듯 비가 내리고 어두워졌지만 남쪽으로 갈수록 화창하게 개었습니다. 1박2일 저희의 가이드 역할을 해주신 진도큰집의 오창렬, 김지호 생산자를 만나고 첫 식사를 합니다. 식도락여행인가 착각이 들 정도였던 남도 음식의 향연이 시작됩니다.
너무 알차서 쉴틈이 없었다는 1박2일의 생산지체험은 유기농 다래농장에서 시작되었습니다. 20년간 땅을 가꾸고 나서야 유기재배의 빛을 보게 됐다는 ‘소랑 다래랑’ 농장의 오승희 생산자의 말씀에 그들의 노고와 땀의 인내로 맺어진 달다란 다래가 한없이 소중하고 고맙습니다.
유기농 황금봉을 재배하고 있는 만진농장을 찾았습니다. 만금류의 일종인 한라봉을 진도에서는 황금봉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화학을 전공하시고 귀촌하셔서 유기재배에 연구매진하시는 이만진 생산자님 덕에 화학실험실로 순간이동한 것처럼 퇴비의 진한 향과 학습의 여운이 강하게 남은 자리였습니다. “농사는 누가 짓는가? 미생물입니다.” 기억하겠습니다.
진도벤처팜의 주잡곡 정미시설을 방문하였습니다. 진도는 유기질이 풍부한 간척지라 잡곡이 자라기에 최적의 환경이라고 합니다.
잠시 쉬어갑니다. 우리나라에서 노을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는 세방낙조에서 인생 셀카를 남겨보려 하지만, 스마트폰의 파노라마도 담지못할 진도의 진경, 해지는 모습에 그저 넋을 잃고 바라보게 됩니다.
남도정가가객 이성순 선생님과 함께하는 오감을 충족하는 진도에서의 특별한 저녁을 보냈습니다. 단순한 생산지체험이 아닌 호흡과 발성과 느림의 미학이 함께 하는, 도시와 빠른 비트에 어느새 익숙하면서도 세포 어딘가에 남아있을 우리네 잔잔한 정서를 되살려보는 남도정가체험을 합니다. 시조 한 수 배워 불러보고, 진도아리랑으로 흥겹게 어깨춤도 춰봅니다. 잔잔한 파도소리를 들으며 내 안의 호흡을 느끼고 소리를 천천히 내어보는 함께 어우러지는 그림같은 전경을 조합원과 생산자가 함께 합니다.
전도유망한 청년농부를 만났던 진도 유기농바나나농장을 방문하였습니다. 하우스를 열고 들어가는 순간 모두 아~ 감탄을 불러일으켰던 천연농원 현장이었습니다.
행복중심생협에 무농약고춧가루, 찰보리, 찰흑미, 흑보리 등을 공급하고 있는 농업회사법인 ‘진도큰집’을 방문하였습니다. 이번 도농교류를 기획하고 초대하신 오창열, 김지호 생산자의 생산현장입니다. 명성을 알고 있는 진도 대파 밭도 둘러보고, 고춧가루 가공공장과 묘목장도 함께 살폈습니다.
산지를 배경으로 진도군친환경농업협회와 행복중심소비자생활협동조합연합회는 진도 친환경 농축특산물 및 농산가공식품에 대한 유통활성화를 위한 상호교류와 지속적인 협력관계 유지를 위한 협약(MOU)도 체결하였습니다. 생산자와 직접 소비자인 조합원에 에워싸여 약속하는 그 현장이 어느 때보다 아름다웠습니다. 상호협력하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도농교류가 이어져 함께 나아가길 바랍니다.
만석표고농장을 방문하여 드넓게 펼쳐진 표고버섯과 참나무의 향취에 취해봅니다. 참나무원목에 유기종균이 접종되고, 배양을 거쳐 버섯으로 피어나기까지 일일이 수작업으로 작업하고 관리하는 노고를 듣습니다. 기후이상의 영향으로 점점 작황이 좋지 않은 현실도 마주합니다.
남도 손님접대의 화룡정점인 닭요리코스로 점심을 먹고, 운림산방도 들러봅니다. 짧게 허락된 시간이 야속하기만한 절경입니다. 가을빛으로 화려하게 수놓인 전경이 아무렇게나 찍어도 예술입니다.
수고해주신 진도큰집의 회장님과 생산자님과의 작별인사를 끝으로 서둘러 집으로 향합니다. 섬으로는 상당히 토질이 비옥하여 예로부터 농업만으로도 자급자족이 가능한 수준이고, 태풍 등 자연재해에도 큰 피해가 없어 예로부터 보배섬이라 불리는 진도에서 보배 같은 생산자를 만났습니다. 기억하는 곳이 기억하는 것이다. 진도를 우리 마음속에 보배로 저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