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회 소식
2022년 아시아자매회의
2022-12-01 10:44:49.0
mwater
지난 11월 10에서 12일까지 아시아자매회의 대표자 회의가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올해로 22차를 맞이하는 이 회의는, 행복중심생협과 대만 주부연맹소비합작사 그리고 일본 생활클럽생협 여성위원회와의 국제교류 사업입니다. 매해 주제를 정하여 3개국의 활동을 공유하고, 협동조합 운동의 진전을 위한 의제를 논의해 왔습니다. 1998년 3개국의 선배 활동가들이 동북아시아 3개국 소비자협동조합으로서 너무나 많은 공통점을 지닌 것에 놀라워 하며 교류를 시작한 이래, 여전히 우리는 ‘여성’ ‘환경’ ‘협동조합 운동’이라는 공통의 DNA를 발현하며 교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올해는 작년 전체회의에서 합의한 ‘선언문’ 실천 활동과 포스트 코로나 시기 대응 활동을 공유하였습니다.
선언문은 세 가지 사항을 담고 있습니다. 첫째, 공동구입의 힘을 결집하고 음식의 복원력을 강화한다. 둘째, 식품 폐기물을 줄여 순환형 사회를 만들어 간다. 셋째, 먹거리, 농업, 환경 분야의 공익을 위한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기 대응은 전년에 이어 계속 활동을 공유하였습니다. 코로나의 위력은 약해졌지만,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 변화는 현재 진행형이며, 커뮤니티 관점에서는 단절과 고립을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2년 발표 내용을 간략히 추려 보면, 행복중심은 80년생 농부 응원 프로젝트로 ‘못난이 감자’ 판매, 3개 생협 공동 브랜드 ‘생협 함께’를 출시 한 것, 물류 포장재의 재활용을 추진하였습니다. 지역생협은 제로웨이스트 운동을 벌이고 종이팩 수거함 설치, 로컬 생산자와의 장터, 지속적인 조합원 모임 등을 벌여왔습니다.
일본 생활클럽생협은 ‘먹거리/에너지/돌봄의 자급 실천’이란 모토 하에 농업체험 프로그램의 일환인 토마토 학교, 무지개와 바람의 농장 운영,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여 생활클럽 전기 생산을 하고, 복지 공간으로 쉐어하우스 및 홈타운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대만 주부연맹소비합작사는 물류센터를 확장하고, 포장재 저감을 위한 연구와 세제 셀프 충전기 설치, 미래제품과 복지사업 개발을 위한 제 2세대 매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대응 활동을 간략히 추려 보면, 대만과 일본 모두, 조합원과의 온오프 라인 모임을 강화하고, 생산지 견학 등을 다시금 시작하는 등의 관계 강화를 꾀했습니다. 행복중심은 코로나로 인식하게 된 기후위기 대응활동으로서 토종씨앗 채종포 사업의 의의를 다시 한 번 되새겼습니다. 식물의 종 다양성이 약화되면 그만큼 식량위기는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대표자 회의는 격년으로 열리는 전체 회의의 주제를 정하는 자리입니다. 내년 일본에서 열리는 전체 회의의 제 1주제는 ‘협동조합의 원동력’으로 합의했습니다. 자조자립의 정신으로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협동조합에 참여자를 어떻게 늘일 것인가에 대하여 실천한 바를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2012년 유엔이 세계협동조합의 해를 선포한 것은 평범한 사람들의 연대협동 운동이 오늘날의 세상에 하나의 빛을 제시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날이 갈수록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적 배제는 심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스스로 사회적으로 소외될 것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은 평균적으로는 선진국의 위치에 있지만, 과연 사각지대 없이 평균적 복지혜택을 누리고 있으며, 평범한 개개인이 안전과 우애를 느끼는 가운데에 잘 살아가고 있는지 묻게 됩니다. 개인의 능력과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안전과 우애를 느끼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협동조합 조직이 소속되어 있는 사회적경제는 서로 돌보는 경제를 의미합니다. 소비조합 역시도 서로 돌보는 소비 시스템을 목표로 합니다. 유한계층의 과시적 소비, 다음세대를 생각하지 않는 마구잡이 소비, 자원을 낭비하는 헤픈 소비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모입니다. 우리는 이 대열에 어떻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도록 할 수 있을까요? 행복중심의 발전을 위한 노력은 결국,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소비행위를 늘이면 우리 사회가 안전과 우애가 넘치게 되는 데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는 가설에 근거합니다. 우리의 자부심의 근원이기도 합니다.
부주제는 음식의 복원력과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이상 기후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다양한 대응 정책이 수립되고 있는 가운데, 기후위기에 뒷따르는 식량위기를 피해나갈 수 있는 긴급한 방안이 요청되고 있습니다. 먹거리 공동구입에 주력해 온 소비조합으로서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깊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국제 곡물시장에서 주요 고객이 되는 식량수입국입니다. 식량조달과 관련하여 100% 독립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나라는 이미 없습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식량주권을 확보한다는 것은 다양한 수위의 전략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분명한 것은 최대한 자급해야 하는 것, 최대한 아껴야 하는 것 등에 관해 우리의 인식과 실천 사항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파트너십에 대해서는, 고립된 경제 시스템은 가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경제는 관계에 기반한 경제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같은 목표를 지향하는 파트너들과 깊은 연대를 형성하여 우리 삶의 질을 개선하고, 사회의 규범과 질서를 일진전 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3개국이 근 24년간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교류를 이어 온 것은 조직의 사명과 활동의 유사성이 높고, 지향하는 가치에서 공감하는 바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다뤄온 자매회의 주제는 행복중심이 지난 33년간 꾸준히 수행했던 활동 중의 하나이지만, 국제교류를 통해 서로 배움의 장이 열리니 더욱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일본과 대만은 한국이 협동조합을 권장하는 법제도와 정책이 활발하다고 보고 있으며 한국의 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의 성장이 그들에게도 자극을 주고 있습니다.
행복중심 또한 대만과 일본에게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국내 농업을 보호하고, 따뜻한 마음을 주고받는 커뮤니티를 재건하고, 일하는 사람은 존중하는 협동노동조직을 만들어 가는 활동을 통해, 평범한 사람들이 에너지/식량/돌봄에서 자립을 추구하는 협동을 중단없이 진전시키는 모습을 보아왔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큰 자극이 되며, 3만 8천명의 행복중심 조합원과 함께 만든 33년의 우리 역사를 대전환의 시기에 작은 기폭제를 만들기 위해 더욱 분발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