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중심생협 연합회

연합회 소식

살 만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민중교역 이야기

2019-05-13 11:50:16.0 arina0322

 첫 시간부터 처음 들어보는 온갖 어려운 공정무역단체들의 영어약자를 들으며 현기증이 일었다. 장시간의 수업시간으로 온 몸이 몸살을 겪었다. 평소 설탕대신 조청을 권하고 올리브 오일이 들어가는 요리보다는 된장국과 쌈을 먹으라고 하던 식생활교육 강사로써 민중교역 강사 양성과정은 머리와 몸에 거부감이 들었다. 하지만 둘째 날 강좌를 들으며 이 기호식품 속에 숨겨진 생산자들의 삶과 소비자와의 연대를 알고선 거부하던 마음이 슬며시 열리고 우리에게 익숙한 지역 생산자와 먼 나라의 생산자가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행복중심생협은 우리 땅에서 나지 않는 농산물은 민중교역을 통해 공급받고 생산자와 소비자로 관계를 맺고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문화가 다르고 자연환경이 다르지만 삶을 성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주어진 상황이 힘들어도 가야할 길을 정하고 때로는 좌절하고 실패를 경험하지만 서로 힘을 모아 묵묵히 걸어가는 모습이 우리 생산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공정무역을 통해 멀리 떨어진 한국과 필리핀이 서로 교류하면서 삶을 나누고 도와주는 모습을 보며 ‘이것이 민중교역이구나.’ 라고 느꼈다. 

 

 

우리는 환경을 지켜가며 생산한 안전한 농산물을 먹고, 생산자는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고 생활을 이어간다. 그 힘으로 자급자족의 삶을 살아가고, 건강한 아이들이 자라날 것이다. 우리의 아이들이 건강한 먹거리로 더 나은 삶을 꿈꾸듯이. 우리의 생활재는 마트의 상품과 달리 그것이 어디에서 어떻게 누구에 의해 만들어지는지를 알 수 있고 우리의 필요에 의해 생산되어 진다. 그 속에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의 삶을 위해 소비하고 생산하는 동반자의 관계를 맺는다. 그 생산자가 우리 땅에 있고 또 다른 먼 나라에도 있다. 다들 지구 환경을 지키고 자신의 삶을 지키며 살아간다.  

 

우리는 그것을 민중교역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하고 있다. 착한 소비, 윤리적 소비, 건강한 소비. 다양한 이름으로 공정무역을 이야기한다. 더 나은 지구환경을 위해, 좀 더 안전한 우리 삶을 위해, 일방적으로 주는 원조가 아닌 서로의 삶을 함께 하고 나눔으로서 살만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민중교역이 그 나아갈 길임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유재숙 고양파주 생협 이사

목록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