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중심생협 연합회

생산자 이야기

새들도 많이 먹는걸 보니까 이 귤나무가 맛있나봐

2020-12-01 11:45:31.0 arina0322

새들도 많이 먹는걸 보니까 이 귤나무가 맛있나봐

 

 

 남쪽 바다 건너 감귤의 땅 제주도에 도착했다. 골목마다 귤나무가 주렁주렁 열려있는 모습이 무척 싱그럽고 따뜻했다. 이곳에서 우리에게 맛있고 건강한 귤을 생산해 주시는 느영나영 생산자를 만났다. 

 

 

 제주, 고향, 귤
 김대원 생산자는 제주도에서 나고 자랐다. 육지로 올라와 입시학원을 운영했다고 한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은 보람이 있었지만 일과 사람관계의 스트레스 때문에 다시 고향으로 내려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렇게 20년 만에 다시 고향으로 내려와 삼달리에 과수원을 시작했다. 조미정 생산자는 고향이 충남 공주다. 김대원 생산자를 만나 결혼하고 자녀를 낳아 길렀다. 

 

 남편이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하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지만 남편의 힘든 모습을 이해하면서 함께 제주도로 내려오기로 마음먹었다. 지금은 제주도에서 따로 일을 하면서 틈틈이 농장 일을 함께 한다. 김대원 생산자의 부모님은 제주도에서 40년 동안 귤농사를 지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귤농사 짓는 모습을 많이 보았고 자연스럽게 다른 작물보다는 귤을 선택했다. 

 

 이유있는 친환경 감귤 농사
 처음엔 제주도에 내려와서 동생 과수원에서 2년 동안 일하며 배웠다. 동생은 먼저 친환경 귤농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친환경 귤농사를 접하게 되었다. “올바른 먹거리에 대한 나름대로의 꿈이 있었기 때문에 친환경 농사를 짓기 시작했어요. 제 어머니의 형제분들도 모두 친환경 귤농사를 지으시거든요. 그래서 배우기 좋은 환경이기도 했죠.”

 

 사실 친환경 감귤 농사는 여러모로 고달프다. 전체 감귤 생산자 중 친환경 생산자는 얼마 되지 않는다. 그래서 생산자의 친척들 모두 친환경 농사를 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사람 몸으로 들어가는 먹거리잖아요. 그러니 다들 깨끗하고 건강해지는 먹거리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저도 힘들지만 친환경을 고집하고 있는 이유에요.” 

 

 

 새들도 와서 먹는 감귤
 생산자는 대부분 비가림 하우스 농사를 짓는다. 그런데도 새들이 들어와 귤을 파먹나보다. 허수아비용 연도 붙여놓았는데 소용이 없다. 하지만 화를 내기는커녕 “새들이 와서 먹은걸 보니 이 귤나무가 맛있는가봐. 이거 한번 드셔보세요.“라고 귤을 권하신다. 이제는 성인이 된 자녀들에게 귤 한 박스씩 보낼 때도 뿌듯하다. 껍질 채 먹어도 된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주위 사람들에게도 껍질은 꼭 말려서 차로 우려먹으라고 한다. 

 

 화학약품을 쓰지 않고 친환경 자재로만 방제를 한다. 매년 친환경인증 검사, 잔류농약 검사를 받는다. 그와 별개로 농장을 운영하는 방식, 화학비료의 양, 약재 등의 검증을 꾸준히 거친다. 그래서 자기 감귤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생산자는 노지감귤도 재배하는데 노지감귤은 아무래도 병충해가 바람과 비에 의해 전염이 되기 쉽다. 반면 비가림 감귤은 비와 바람을 많이 막아주어 화학농약을 쓰지 않아도 들이는 수고에 비해 좋은 품질의 귤을 얻을 수 있다. 

 

 단 맛, 신 맛 어떤게 좋으세요?
 노지감귤은 극조생 10월 말, 조생은 11월 말 출하된다. 하우스감귤은 노지감귤보다 과실이 나무에 오래 달려 있고 시기별로 수분조절을 한다. 그래서 1월 정도 되면 맛이 확 올라와서 달고 진한 맛이 정점에 오른다고 한다. 노지감귤에 비해 당도가 높지만 과실을 오래 달고 있어 나무들이 힘들어 한다고. 그래서 친환경 하우스감귤은 매년 똑같은 수확량을 유지하기 어렵다. 나무들도 쉬어가느라 한 해 수확량이 많으면 그 다음해에는 수확량이 떨어진다. 

 

 “제주에 사는 분들은 대체로 신 맛을 선호하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육지 분들은 단 맛을 선호하시더라고요. 사람마다 또 입맛이 다양해요.” 생산자가 정성껏 기른 감귤은 정말 맛있었다. 지금도 이렇게 맛이 좋은데 앞으로 더 맛있어질 거라니. 

 

 

 친환경 농사는 제초제를 쓰지 않아 풀 관리가 힘들다. 노동강도로만 비교하면 더 높다고 한다. 하지만 화학농약을 쓰지 않으니까 생산자 본인에게도 부담이 없다. 친환경 약재는 몸에 묻어도 자극이 거의 없고 그냥 씻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화학농약을 치려면 옷을 단단히 입지 않으면 안된다. 생산자는 나무들 사이에서 자라나는 쑥도 뽑아서 먹고 상추 같은 것도 심어서 뜯어 먹는다고 한다. 사람과 자연이 더 가까워지는 삶이다. 

 

 행복중심 조합원 분들게
 “귤을 드신 분들이 참 맛있다고 해주시면 가장 즐겁죠. 농사 지으면서 안 힘들 때는 없어요. 그래도 꽃 피고 열매 맺는 모습을 볼 때가 가장 행복해요. 과수원 꽃 향기를 맡고 있는 순간이요. 우리 농장의 귤을 맛있게 드셔주시길 바랍니다. 힘들게 농사지은 귤을 맛있게 먹게 되어 참 기쁘다는 마음으로 드셔주시면 우리도 더 힘이 납니다. 또 그런 마음으로 계속 농사를 짓고 싶습니다.”

 

글·사진 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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