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중심생협 연합회

생산자 이야기

지리산에서 담그는 정직한 장 맛

2019-12-30 14:59:12.0 arina0322

지리산에서 담그는 정직한 장 맛

 

16년 전, 부부가 산청에 들어왔다. 좋은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을 때였다. 시골에 가서 정직한 먹거리를 만들어 나누어주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색소를 만드는 회사에서 인사노무팀장으로 일하던 이범로 생산자는 어머니와 함께 산청에 와서 된장, 고추장, 청국장 만드는 법을 처음 배웠다. 

 

알천식품 구보미, 이범로 생산자

 

알천의 된장과 간장이 맛있는 이유
 알천식품이 된장을 만드는 과정은 옛날 할머니들의 방식을 그대로 재현한다. 콩을 삶아서 메주를 만들고 밖에서 두 달간 건조한다. 그 다음 발효실에서 한 달동안 발효시켜 장을 담근다. 장을 담글 때 소금물을 특히 중요하게 신경쓴다. 국내산 천일염을 녹여 3년간 간수를 뺀 후에 장을 담그고 있다. 그래서일까? 알천의 된장을 맛본 조합원들은 집된장 같은 맛이 난다고 칭찬을 한다. 한식간장도 간수를 3년 이상 뺀 소금물을 쓰기 때문에 잡내가 없고 맛있다.

 

 알천식품에서 만드는 음식의 종류는 40여가지가 된다. 장류, 절임류, 기타 발효식품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장류는 한식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이 있다. 절임류는 약선장아찌에 강점을 두어 초석잠, 돼지감자, 당귀순, 땅두릅 같은 장아찌를 만든다. 물론 마늘쫑, 매운고추, 깻잎장아찌 같은 일반장아찌도 있다. 그 외에도 즉석식품으로 시래기국과 북어국이 있고, 감식초와 매실엑기스도 담그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쌀로 만든 쌀빵에 도전하고 있다고 한다. 알천식품에서 행복중심생협에 공급하는 생활재는 현재 알천된장, 알천쌈장, 한식간장, 깻잎장아찌, 마늘쫑장아찌, 매실엑기스가 있다. 알천식품에서 만드는 장아찌는 특별함이 있다. 지리산에서 나는 한방약초를 함께 다려서 양념을 만든다. 장아찌는 담그고 6개월에서 1년 정도 숙성한 후에 판매하고 있다. 매실엑기스는 가끔 색깔이 달라졌다는 질문을 받는다고 한다. 매실엑기스는 독에 담그면 위, 아래에 따라 색이 차이가 난다. 또한 장독의 색과 숨구멍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안심하고 드시라고 대답한다. 

 

 

 

행복중심과의 만남
 생산자에게 가장 큰 고민은 판로를 찾는 것이다. “여기에 올 때부터 좋은 먹거리를 만들어야 된다는 책임감이 있었어요. 여러 사람 입맛에도 맞아야 했고요. 그 때 당시엔 음식 만드는 지식이 전혀 없었죠. 그래서 처음에는 음식을 만드는 자체가 가장 힘들었어요. 만들고 난 뒤 시골에서 도시까지 판매하는 것도 어려웠고요.” 


 생산자의 마음이 닿았던걸까. 생산자의 음식에 관심을 가진 분을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그는 일본에서 음식 만드는 법을 공부하고 올 만큼 지식이 해박했다. 생산자 부부는 조리법을 포함해 다양한 지식과 도움을 받았다. 하루는 이 분이 판로에 대한 어려움이 없냐고 물어보았다. 그래서 사실 제대로 판매를 못하고 있다고 하니까 생협에 도전해보라고 하셨다. 그리고 여성민우회를 소개시켜 주셨다. 그게 행복중심과 인연의 시작이 되었다. 

 

 

하루종일 함께 있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해요
 생산자 부부는 귀농을 하면서 하루종일 함께 지내게 되었다. 그게 좋기도 하지만 처음엔 사소한 다툼도 많았다고 한다. 지금은 서로를 더 깊이 알게 되다보니 힘을 합하는 일이 많아졌다고 말한다. “너무 같이 있으니까 의견차이가 많이 날 때는 힘들기도 했어요. 그런데 오래 일을 하다보니까 각자 잘하는 일이 나누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서로의 가치와 능력을 인정해주는 계기가 되었어요. 남편이 집안일도 많이 해요. 잘 하기도 하고요.” 

 

 

조합원들과 맺은 약속을 지켜나가겠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규모를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열심히 노력하다보니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그래도 처음 마음 그대로 정직한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약속은 꼭 지켜가겠다고 다짐했다. 구보미 생산자는 음식을 만드는 일을 하면서부터 마음속에 간직하는 문구가 있다. ‘사람 생각을 담자.’ 내 아이들, 이웃과 조합원들 모두를 생각하며 만들겠다는 다짐이다.

 

 “행복중심과 인연을 맺은 지 6년이 지나고 있습니다. 이제는 친구처럼 가깝게도 느껴집니다. 아직도 우리가 조합원들에게 만족할 수 있는 먹거리를 만들고 있는가 반문을 해보곤 합니다. 더 노력해서 더 맛있고 정직한 먹거리로 보답 하겠습니다. 알천식품 많이 사랑해주세요. 감사합니다.” 

 

 

글·사진 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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